(오늘 주일 설교 말씀은 외부 목사님이 해 주신 관계로 설교문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아래 글은 전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늘 우리 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시고 부족한 저의 설교를 읽어 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 최영식 목사)

 

 



 

혹 주일 오전 비엔나에 도착 하실 일이 있으신가요?

주일 예배를 드리셔야 할 텐데 아무래도 현지교회보다는 한인교회가 편하시겠지요? 비엔나에 있는 한인교회들은 모두 좋은 교회랍니다. 아무 데나 가셔도 은혜로운 예배를 드리시기엔 부족함이 없답니다. 찾기도 그리 어렵지 않고 어느 교회든 따뜻하게 맞아 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혹 제가 목회하는 비엔나 감리교회에 오시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함께 우리 교회로 가시지요.  

한국에서 꼬박 11시간 비행기를 타고 비엔나 공항에 내리시면 우선 무슨 국제 공항이 이렇게 작담?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비엔나는 세계적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의외로 조그만 도시랍니다. 인구가 다 해봐야 150만 명 밖에 안되니까요. 가장 먼 지역이라도 50분 정도면 어디든 당도할 수 있답니다.

, 먼저 잊으시면 안 될 게 있는데요, 비엔나에 도착하시면 우리가 부르는 비엔나라는 지명은 공항 간판 말고는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쓴다고 말씀 드렸지요? 비엔나(Vienna)는 영어 지명이고 이곳에선 (Wien)으로 부른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언론 매체를 비롯한 모든 공영 기관의 공식 지명은 입니다. 다만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들이라 교민들끼리는 여전히 비엔나라는 지명을 즐겨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제가 비엔나로 부르든 으로 부르든 개의치 마시고 같은 곳이구나 생각하시면 되겠지요.      

 우리 교회는 빈의 21구인 Floridsdorf 라는 지역에 있답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시면 시외요금까지 합해 40 유로가 넘게 나오는 곳이니 기차를 타시지요. 바로 공항 지하에 기차 역이 있는데 자동판매기에서 3.6유로짜리 티켓을 끊으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열차가 Floridsdorf 가 종착역이거나 그 곳을 거쳐 가기 때문에 맞춰 내리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실 겁니다. 물론 방향은 시내 방향입니다. 만약 반대 방향 기차를 타시면 40분이 못 돼서 국경을 넘어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떨어질 지도 모릅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빈은 여름이 아니라면 우울한 회색 빛일 것입니다. 그러다가 주황색 지붕들이 고색창연한 청동 빛과 어울리기 시작하면 곧 시내입니다. 기차는 줄곧 시내를 관통하게 될 텐데 건물 높이를 제한해 놓았기 때문에 굽이굽이 돌 때마다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시내에 들어오기 전 Zentralfriedhof(중앙묘지) 라는 역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세요. 빈을 떠나기 전 꼭 한번 들르셔야 할 곳이니까요. 그 곳의 2번 정문을 통해 안쪽에 보이는 성당 건물을 따라 100 m 쯤 걷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시면 음악가 묘지라는 조그만 안내판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앞에 세워진 비석들을 보시면 자못 놀라실 텐데 모짜르트와 베에토벤, 슈베르트, 브라암스, 요한 시트라우스가 모두 그곳에 나란히 묻혀 있답니다. 물론 다른 곳도 들르셔야겠지만 세계 음악의 고향이라 불리는 곳에 오셨으니 그 주인공들의 체취라도 느껴 가시지요.

 기차를 타신 후 40분쯤 지나면 큰 강을 건너게 될 텐데 바로 다뉴브 강(영어)이라 불리는 도나우 강입니다. 그러면 내리실 차비를 하시고 강 건너 첫 번째 역에 들어서면   Floridsdorf 라는 표지판을 확인한 후 내리십시오. 2층 플랫 홈에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시면 역사 바깥으로 전차 정류장이 보일 겁니다. 전차를 한 번 갈아타야 하니 그리로 가십시오. 만약 그때 시간이 오전 11 전후라면 분명히 그곳에서 전차를 기다리는 한국인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 지체들입니다. 같이 전차에 오르셔서 안내를 받으시면 되겠지만 혹 우리 형제 자매들을 못 만나더라도 두 번째 정류장에 내리시면 됩니다. 물론 티켓은 공항에서 올 때 이미 사셨으므로 다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정류장 이름은 Bahnsteggasse (반슈텍가쎄) 이고 독일어를 모르시더라도 정류장마다 그 이름을 방송 해 주니까 충분히 내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길을 건너시면 우체국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우체국 쪽으로 동네를 따라 약 30m 쯤 가면 오른 편으로 흰 바탕 간판에 빨간 십자가가 보일 텐데 그곳이 바로 우리 비엔나 감리교회입니다.

 어쩌면 오전 9 30에 모여 먼저 예배를 드린 오스트리아 감리교회의 성도님들을 만나실지도 모르겠군요. 오스트리아 공동체가 먼저 예배를 드린 후 우리는 오전 11 30에 드린답니다. 처음 오신 분들께는 그렇지 않겠지만 저와 친해진 오스트리아 할머니들은 인사로 양 볼에 키쓰를 해 주실 때가 있는데 립스틱 자국이 잘 지워지지 않아 희미한 연지를 찍은 채로 예배를 드린 적도 있답니다. 반갑게 다가 오는 오스트리아 할머니가 계시다면 가볍게 손만 한 번 잡아 주시지요. 

 교회 문을 열고 들어 가면 왼쪽엔 큰 교제실이 있고 오른 쪽엔 작은 교제실이 있는데 예배당은 작은 교제실 안쪽에 붙은 문을 통해 들어갑니다. 문을 열면 거기엔 그리 크지 않지만 단촐하고 깔끔하게 준비된 예배실이 펼쳐지지요. 누구든 처음 들어오면 하나님이 품어주시듯 안락한 둥지처럼 포근하고도 아늑하게 느끼는 공간입니다. 교회 오신 시간이 11 전후라면 성가대가 연습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음향기기와 영상기기는 이미 미디어부에서 설치를 완료했을 것이고, 10 모인 중보기도팀도 대부분 성가대에 합류했을 것입니다. 좀 좁게 앉고 양 옆으로 개인의자를 놓아도 80명 정도 밖에 앉을 수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요즘 모이는 우리 지체들의 수에 대비해 보면 가장 적절한 공간이랍니다.

열 두셋 쯤 되는 성가대원과 관현악팀 예닐곱 명이 앞 쪽을 가득 메우고 있을 텐데 예배가 시작돼서 보면 성가대원, 관현악팀이 절반 그리고 다른 성도님들이 절반인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예배부터가 ! 빈에 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이곳을 떠난 우리 지체들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게 예배라고 할 만큼 우리 예배엔 뭔가가 있답니다. 하긴 세상 어느 교인, 어느 목회자라도 자기들 예배가 최고라고 하지 않겠습니까만 그래도 우리와 똑같이 드려지는 예배는 지상에 우리 밖에 없습니다. 예배 형식이나 순서가 다른 교회에 비해 다른 것은 그리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먹고 살고 하나님은 반대로 우리가 드리는 예배로 사심을 다 아는 까닭에 예배 중에 하나님의 영광과 임재가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또 우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벅찬 은혜를 기대하면서 매 순서마다 정성을 다한답니다.

아마도 가장 놀라실 것이 예배 중에 찬양을 대 여섯 곡 씩이나 부르는 것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관현악팀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찬양 시간은 모두가 가장 기뻐하는 시간이랍니다. 성도의 교제 시간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단 한 사람도 거르지 않고 서로 반갑게 악수를 나눕니다. 이 때쯤 되면 하나님과의 교제 뿐 아니라 우리끼리도 마음이 나누어져 편안한 가운데 자리에 앉게 됩니다. 관현악팀의 반주로 올려지는 성가대의 찬양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성가대원들 중 성악을 공부하는 지체들은 별로 없지만 모두들 피아노와 작곡, 지휘 등 음악을 전공하는 대원들이라 예쁜 소리를 만들 줄 안답니다. 그렇게 성가대의 찬양 후엔 설교와 봉헌시간과 축도가 이어지면서 예배는 끝나게 됩니다. 우리가 드리는 시간에 교회학교 어린이들 역시 다른 공간에서 선생님과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실 뒤쪽 왼 편을 보면 바깥으로 난 문이 있는데 한 번 나가 보시지요. 거기엔 푸른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예쁜 뜰이 있답니다. 물론 아주 넓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담소하고 교제를 나누기엔 충분합니다. 남자 어린이들은 공놀이를 하고 어린 자매들은 배드민턴을 치기도 하지요. 예배가 끝나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리로 나가서 심호흡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그러는 사이 큰 교제실에서는 식사 준비가 되고 모두들 우르르 몰려 가서 그때부터 식탁 위에 베풀어 놓은 맛난 음식을 먹기 시작한답니다. 식사 준비는 돌아가면서 하는데 매년 12월과 6월에 식사 담당표가 게시판에 붙게 되고 아무 주에나 자기가 봉사 하고 싶은 날에 이름을 기입하면 됩니다. 물론 교회에서 일괄 구입하는 쌀 외엔 모두 자비로 충당해야 한답니다. 처음 20, 30 명일 때는 어렵지 않았지만 지금은 식사 준비 하는데도 꽤 공을 들여야 합니다. 처음엔 주로 집사님들 차지였지만 이제는 어린 지체들도 일년에 한 두 번씩은 꼭 감당하는 추세입니다.

아마도 음식으로만 말하면 비엔나에서 우리 교회만큼 잘 해먹는 교회는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집사님들의 각종 한식 솜씨는 이 곳이 외국인가 싶을 만큼 빼어나답니다. 메뉴도 다양해서 각종 찌개와 탕은 물론이고 후식으로 나오는 케익 까지도 발군의 실력들입니다. 가끔 여행 중에 예배 드리러 오신 분들은 우연히 맛 본 우리교회의 음식 맛을 결코 잊지 못한다고 하니 그것도 확인하실 겸 우리 교회 주일 예배에 한 번 와 보시지요.

 식사 후 설거지 당번도 돌아가면서 하는데 거기엔 남선교회 회원들이나 청년회 형제들도 제외되는 법이 없습니다. 남자들이 그렇게 부엌에서 바쁜 일손을 놀릴 때면 같은 시간에 교제실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는 여선교회 회원들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은 언제 봐도 더 없이 안락하고 인상적입니다.   

그 시간이 끝나면 성가대 연습이 있고 그 후에 학생부는 자기들만의 모임이 있답니다. 그때 성경공부와 활동을 갖지요. 때를 맞춰 성가대원과 어른들은 하나 둘씩 교회 문을 나섭니다.    

수요일은 오스트리아 공동체가 사용하고 금요기도회엔 모두 참석할 수 없어 결국 다같이 만나는 시간은 주일 하루 밖엔 없는 셈인데 그러기에 아쉬운 마음에 쉽게들 헤어지지 못하고 카페나 교회 뜰이나 교제실에서 지체들의 만남은 계속 이어진답니다.

주일에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고 형제 자매를 만나고 작은 한국을 만납니다. 생각해 보면 고국에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도착하는 이국 땅에서 우리 말로 찬양하고 예배 드린다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 감격스러운 일인지요? 해서 예배를 기다리는 마음은 더 없이 간절하고 교제는 점점 진해지며 주일을 보낸 맛은 달콤하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마음을 같이하여 모이기를 힘쓰고 떡을 떼며 하나님을 찬미하는 그 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고 주일 오전 비엔나에 오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주일 예배를 드리셔야 할 텐데 우리 비엔나 감리교회로 오세요.

예배의 기쁨과 감격의 찬양과 따뜻한 교제가 있는 그곳으로요.